영화

조커 Joker: Folie à Deux 순수 감상평(노스포)

write5757 2024. 10. 1. 17:17

오늘 "조커 Joker: Folie à Deux"를 보고 왔습니다. 솔직히 전작의 강렬함과 생각 할 것들이 많다는 점에서 이번 작품에 대한 기대감 역시 컸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첫 작품의 기대만큼 은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인 부분이지만 뮤지컬 형식에 대한 거부감과 과연 조커와 할리퀸의 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되는데 있어서 이 뮤지컬적인 시도가 과연 성공적이었는지에 대해선 다소 회의적인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극히 개인 취향과 맞지 않는)뮤지컬 형식이 주는 몰입의 저해

 


영화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뮤지컬 형식의 도입이었습니다.(저의 취향은 아니지만) 조커의 광기와 감정의 폭발을 노래와 춤으로 표현하는 것은 신선한 시도였지만, 이러한 장면들이 영화의 긴장감을 다소 약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한 것이 아쉬웠습니다. 전작에서 조커가 보여줬던 심리적 깊이와 불안감을 더 깊이 있게 탐구하는 것을 기대했는데, 뮤지컬 장면들은 오히려 그러한 내면의 이야기를 단순화시키는 듯 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특히 조커와 할리퀸이 함께 부르는 듀엣 장면은 분명 조화로웠지만, 그들의 복잡한 관계와 감정을 표정하는데 있어서 충분하지 못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분명 제가 느끼는 두 캐릭터가 공유하는 광기의 강렬함보다는 그 관계를 지나치게 낭만화한 장면이 아닌가 싶습니다. 되려 뮤지컬 요소를 빼고 전 작과 같이 좀 더 어둡고 현실적이며 날카로운 감정 표현하는 선택했더라면 더욱 인상 깊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스토리 전개의 아쉬움

 


영화의 스토리는 전작에 비해 다소 단순하게 느껴졌습니다. 전작 조커는 조커라는 캐릭터를 통해 사회적 부조리와 고립감을 깊이감 있게 탐구하며 사회적 메시지를 던졌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그런 요소들이 많이 생략된 느낌이었습니다. 이번 작의 대부분이 조커와

할리퀸의 관계에 집중되면서 이들의 개인적인 이야기로 좁혀졌고 사회적 메시지나 조커의 내면 탐구가 상대적으로 많이 약해졌습니다.

 

 

또한, 전작과 같은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연출을 사용하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이러한 연출이 혼란을 초래했습니다. 전작도 물론 같은 형태를 취하지만, 전작은 조커라는 인물만 따라간다면 이번작은 할리퀸이라는 존재가 시선을 분산시켜 어떤 부분이 환상인지 헷갈리게 만들면서 이야기의 전개가 모호해졌고 이는 감정적 클라이맥스에 도달하는 데에 아쉬움이 느껴졌습니다. 물론 이러한 혼란은 의도된 연출일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전작에서 느꼈던 몰입감 보다는 덜하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조커와 할리퀸의 관계 그리고 그 명확한 한계

 


이번 영화에서 가장 큰 중심은 조커와 할리퀸의 관계일 겁니다. 두 인물의 광기를 공유하는 ‘폴리 아 되(Folie à Deux)’라는 설정 자체는 매우 흥미로웠지만, 이들의 관계가 충분히 깊이 있게 다뤄지지 못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들이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며 광기에 빠져드는 과정이 다소 이질적이고 다소 표면적으로 묘사된 점이 아쉬웠습니다.

개인적으로 할리퀸이 조커와 같은 광기에 빠지게 되는 과정이 좀 더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게 그려졌다면 이 영화가 더욱 감정적으로 깊이 있는 작품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할리퀸이 어떻게 조커와 동일한 수준의 광기를 공유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서사가 부족했기 때문에 두 캐릭터 간의 관계는 다소 평면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이 부분은 향후 할리퀸의 서사를 다루는 영화로 따로 다루어줬음 하는 생각입니다.

 

 

 

결론적으로

 

"Joker: Folie à Deux"는 전작에서 확장된 새로운 시도들을 보여주었지만 이 시도들이 전작을 뛰어넘기에는 부족함이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뮤지컬 형식의 도입은(제 취향적으로) 영화의 긴장감을 떨어뜨렸고 스토리의 전개는 깊이보다는 혼란에 집중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한 조커와 할리퀸의 관계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해 아쉬움이 남습니다. 물론 호아킨 피닉스와 레이디 가가의 연기력은 상당히 좋았지만, 두 배우의 강렬한 에너지가 영화의 긴장감을 어느 정도 유지해 주었을 뿐 이들의 심리적 변화를 더 정교하게 그려냈다면 어쩌면 전작의 뛰어넘는 속편이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